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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그립 PRO 헬스스트랩 리프팅 그립 상품 리뷰

읽는 시간 약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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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장비 병에 걸리다

운동을 조금 진지하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비에 눈이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특히 헬스장에서 등 운동을 할 때 전완근이 먼저 털려서 바벨이나 덤벨을 놓쳐본 경험이 있다면 스트랩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다가옵니다. 저 역시 수많은 저가형 면 스트랩과 소위 뼈다귀라 불리는 실리콘 그립들을 전전하다가, 결국 헬스장 고인물들의 최종 정착지라는 베르사그립 PRO를 구매했습니다.

처음 가격을 봤을 때는 솔직히 손이 떨렸습니다. 십만 원이 넘는 리프팅 스트랩이라니, 스킨스쿠버 장비도 아니고 헬스용품에 이 금액을 태우는게 맞나 싶었죠. 하지만 주변에서 한번 사면 십 년은 쓴다는 말과, 세탁이 귀찮아서 냄새나던 기존 스트랩과의 이별을 고하고자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 통장은 가벼워졌지만 내 악력은 엄청나게 무거워졌습니다.

스트랩

어떻게 생겨먹었나 살펴보기

베르사그립 PRO는 기존의 길게 감아 쓰는 스트랩 형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손목을 감싸는 두툼한 패드와 손바닥을 덮는 특수 고무 소재의 날개가 일체형으로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손목을 벨크로로 단단하게 고정하고, 그 날개 부분을 바에 한 바퀴 슥 감아쥐면 끝나는 아주 단순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재는 자체 개발한 논슬립 특수 엘라스토머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만져보면 싸구려 고무 느낌이 아니라 쫀쫀하면서도 단단한 가죽 같은 질감이 납니다. 손목 부분은 네오프렌 패드로 두툼하게 처리되어 있어서 무거운 무게로 손목을 압박할 때도 살이 파고드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마감 처리도 훌륭해서 실밥이 튀어나온 곳 하나 없이 튼튼하게 만들어졌음을 첫인상부터 뿜어냅니다.

스트랩

실전에서 써보고 느낀 점들

가장 먼저 체감된 건 세팅 시간의 극단적인 단축입니다. 기존 면 스트랩은 바벨에 칭칭 감고 손목 돌려가며 고정하느라 세트 시작하기도 전에 진이 빠졌는데, 이건 그냥 바에 대고 손아귀로 쥐면 끝입니다. 2초면 세팅이 완료되니 랫풀다운이나 데드리프트 할 때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 운동 집중도가 확 올라갑니다.

데드리프트 180킬로그램을 넘어갈 때 기존 스트랩은 손목이 짓눌리는 통증이 살짝 있었는데, 베르사그립은 손목 패드가 하중을 넓게 분산시켜 주어 통증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등 근육을 타겟팅할 때 손아귀 힘이 빠져서 운동을 못 끝내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내 등은 아직 여유가 있는데 전완근이 먼저 포기하는 억울한 상황이 드디어 해결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첫 번째는 역시 악력 강화의 방해입니다. 너무 편하다 보니 평소에 손아귀를 쥐는 힘을 기를 기회가 줄어듭니다. 스트랩에만 너무 의존하면 나중에 맨손으로 악수할 때 민망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그립의 두께가 살짝 있는 편이라 손이 아주 작은 분들은 바를 쥘 때 그립감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스트랩

다른 장비들과 비교했을 때의 위치

시중에 나와 있는 스트랩들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천으로 된 전통식 스트랩, 쇠로 된 훅 형태의 스트랩, 그리고 베르사그립 같은 일체형 그립입니다.

  • 전통식 면 스트랩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감는 맛이 있지만, 세팅이 번거롭고 땀에 쩔으면 빨기 귀찮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 훅 형태의 스트랩은 손목에 쇠고기가 걸려있는 형태인데, 악력 소모는 제로에 가깝지만 바와의 일체감이 떨어지고 무언가 불안정한 느낌을 줍니다.
  • 베르사그립은 이 둘의 장점만 쏙 빼서 만든 느낌입니다. 면 스트랩처럼 바와 손이 하나로 밀착되는 느낌을 주면서도, 훅처럼 빠르게 감고 풀 수 있습니다.

물론 가격 면에서는 베르사그립이 압도적으로 비쌉니다. 중국산 카피 제품들도 오픈마켓에 널리고 널렸습니다. 저도 처음엔 카피 제품을 살까 고민했지만, 쇠를 다루는 운동 특성상 장비가 끊어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정품의 내구성과 브랜드 신뢰도를 선택했습니다. 주변에 카피 제품을 쓰는 형님이 6개월 만에 고무가 찢어지는 것을 보고 정품 사기를 잘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가

이 제품은 모든 헬스 초보자에게 무조건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덤벨 10킬로그램 드는 단계에서 이 장비를 차면 주변에서 과하다는 눈총을 받을 수도 있고, 기초 악력을 기르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급자 이상으로 넘어가면서 데드리프트나 바벨로우 같은 고중량 등 운동을 본격적으로 파고드는 분들에게는 돈 아깝지 않은 투자입니다. 특히 운동 시간에 쫓겨서 인터벌을 짧게 가져가며 고강도 훈련을 하는 직장인 헬서들에게는 시간 절약 측면에서도 엄청난 이점을 줍니다. 땀을 많이 흘려도 금방 마르고 냄새가 잘 배지 않는 재질이라 관리의 편의성까지 챙기고 싶다면 주저마시고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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